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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0월도 반환점을 돌아, 가을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날씨다. 나에게 10월은 거리에 심어있는 은행나무와 단풍나무처럼 오색 찬란한 날씨를 가지고 있는 4계절과는 다른 하나의 계절이다. 어떤 때는 한 여름의 태양만큼의 뜨거움과 더움을 가지고 있고, 어떤 때는 한 겨울의 찬바람만큼의 차고 시린 날씨를 가진, 그런 하나의 계절이 바로 10월이다. 내가 10월이라는 날씨의 기억이 선명한 이유는 이 날씨 자체가 매력적인 것도 있지만, 10월이 가지고 있는 크고 작은 추억들 때문이 가장 큰 이유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크고 작은 추억들은 10월의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 추억들은 저마다 다른 나의 감정을 피어오르게 하지만, 이 감정과 추억 속에 담겨져 있는 오색..

요즘 나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돈은 도대체 어떻게 잘 쓰고, 도대체 어떻게 잘 모으는지. 20살이 된 시점부터 작년 취직하기 전까지는 내가 이번 달에 들어올 돈이 너무나 확실했고, 이 확실한 금액만큼을 다 쓰면 되는 환경이었다. 부모님에게 받은 한 달 용돈 혹은, 내가 알바를 해서 번 돈은 저축이라는 개념보다 이 돈을 어떻게 한달동안 나에게 효율적으로 쓰면 될까라는 생각만 하면 됐었다. 그렇기에, 돈이라는 개념보다는, 돈이라는 수단 안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우선순위를 나누는 일에 훨씬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렇기에, 지금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 된 나는 돈이라는 개념에 대해 처음 와닿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달을 위한 돈이 정해져있는게 아니고, 이제 나만의 재산을 위해 저축이라는 개념..

내 생일은 양력으로 2월 4일. 내 생일 날짜가 참 괜찮다고 생각했던 이유 중 하나는 항상 입춘(立春)의 날짜였기 때문이다. 이 날은 아직 추운 겨울이지만, 봄이 온다는 뜻을 가진 절기이기에 뉴스나 여러 매체에서는 희망차고, 뭔가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말들을 많이 해준다. 나의 태어난 해당 년도의 날짜 또한 입춘이었기 때문에, 뭔가 내 스스로가 봄이라는 단어가 지닌 긍정적인 말들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누군가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아무도 모르는 내 스스로 참 뿌듯한 생일 날짜. 하지만 내 생일을 표시하기 위해 편 다이어리 2월 달력에는 4일이 아닌 3일에 입춘이라는 단어가 적혀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아니 입춘이라는 단어를 알기 시작한 이후로 아마 한 번도 입춘이 2월 4일이 아닌 적이 없..

항상 요가의 시작은 3분 정도의 명상으로 시작하여, 3분 정도의 명상으로 끝이 난다. 요가 수업은 천천히 눈을 감고, 두 엉덩이를 바닥에 균형 있게 붙인 채로 명상으로 시작한다. 눈을 감고, 아무 동작도 하지 않은 채로 가만히 진행하는 이 명상이라는 시간은 요가를 7개월 정도 해왔지만, 아직도 참 어렵다. 사실 시각적으로도, 청각적으로도 좋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 스마트한 시대에서 아무것도 안 한다라는 이 행동은 너무나 어색하다. 하지만, 어색한 것과는 반대로 내 몸에서는 이제야 조금씩 그 의미를 알아내고, 적응하는 중이다. 나에게 이 시간은 바쁘게 살아왔던 일상의 스위치를 잠깐 끄고, 요가라는 스스로의 스위치를 켜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다. 최대한 잡생각들은 잠시 내려놓고, 평소에 사소하고, 당연하다고 ..

요즘,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들을 보면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나에게 참 쉽게 호감이 되버린다. 여기서, 말을 이쁘게 하는 것이라는 건, 조리있고 정갈한 말도 아니고, 누군가를 아부하는 말도 아니다. 단순히 말 한마디를 전달해도 그들의 진심이 나에게 전달되고, 그 고운 마음까지 알 수 있는 그 느낌. 그게 말을 예쁘게 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내가 사람들을 만났을 때, 호감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건 그들의 외모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 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사람을 단순하게 외모로 Yes or No 이렇게 판단하는게 아니고, 웃을 때 호감형이라던지, 옷을 단정하게 입었다던지 이런 걸 말한다. 그래서 나 또한 이런 말을 하는 법 보다는 사람들을 만날 때, 외모적인 모습을 더 신경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언젠가부터 가장 좋아하는 계절을 고르라면 겨울을 어김없이 고른다. 좋은 날씨를 가진 봄, 가을도 좋아하지만, 돌아보면 가장 인상 깊은 추억을 선사해주는 계절은 다름 아닌 무더운 여름과 정말 추운 겨울. 그중에서도 나는 눈이 있는 겨울을 제일 좋아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창문을 통해 하얗게 변해있는 세상을 보는 것도 좋아하고, 직접 나가서 눈을 맞는 것도 좋아한다. 물론 바람과 동반된 눈이 말고, 소복소복 내리는 눈. 좋아하게 된 계기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믿고 있는 단 한 가지. 겨울에 태어난 나는, 태어나는 당일 정말 많은 눈이 내렸다고 한다. 그 영향에 눈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굳게 믿고 있다ㅎㅎ 어제 퇴근길에 내린 눈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기분이 너무나 좋아졌다.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집까지 걸..

참 애매한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대학생이라는 타이틀을 조금 지나온 우리들의 나이는 남들이 보기에는 정말 젊고,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이 들겠지만, 누군가는 사회 초년생으로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벅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고, 누군가는 미래를 위해 책상 앞 혹은 그 어딘가에서 살짝 웅크리고 있는 이 상황들. 빛나는 젊음은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기에 이 나이가 마냥 행복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그렇지만 나란 사람이 이렇게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는 건, 청춘이라면, 청춘인 이 시기를 그대들과 서로 같이 고민하고, 같이 웃으며, 같이 나아갈 수 있기에, 또한 이러한 생각들이 나 혼자만 하는 생각이 아닌 그대들도 같이 하는 고민이라고 느끼기에 이 시기를 나아갈 수 있음에 감..

최근 한 두 달 사이에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첫 번째, 1년 정도의 취준생을 지나 정규직 직장인이 되었다. 아마 나에게 온 가장 큰 변화가 아닐까. 1년 내내 보던 채용 사이트와 자소서 사이트는 당분간 보지 않을 거 같아 과감히 핸드폰에서 삭제하였다. 사실 직장을 다닌 다는 그 자체보다는, 시간적인 면이나 금전적인 부분 모든 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게 한 것이 가장 큰 변화이다. 나를 위한 투자나 개인 시간이 사치라고 생각해 스스로에게 눈치 보았던 지난 취준생과는 달리, 퇴근을 하고 난 뒤의 그 시간은 본연 한 나를 위한 시간으로 당당히 쓸 수 있다는 게 큰 변화다. 두 번째, 10년도 더 전에 가지고 있던 마지막 데스크톱 이후로 처음 데스크톱을 맞췄다. 이 부분은 위의 직장을 갖게 된 영향이 매우..